전설/설화

노루의 새끼사랑

옛날 화순군 동북면에 아들 형제가 살고 있었는디, 그 아들들은 짐승을 잡아서 파는 포수들이었습니다. 형제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어머니한테는 누구랄것도 없이 효성을 다하고 자기들끼리는 우애도 좋았어요. 이것을 지켜보는 어머니는 늘 뿌듯한 마음으로 행복한 나날을 비내다가, 어느 날 어머니는 속으로 이제 아들들도 다 장성했으니 지 짝들을 찾아 맺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어요.

다음날 아침 아들 형제는 그 날도 조반을 맛있게 먹고 어머니에게 며칠이 걸리지 모르는 사냥을 가면서 그 동안에 몸 건강히 계셔야 한다면서 몇 번씩이나 어머니 손을 만져보고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면서 자기들이 없을 때 혹시나 어머니에게 불펼한 일이 생기지 않게 꼼꼼히 살펴보고는 나란히 사냥질(길)을 떠났어요. 며칠을 걸려 산에 도착하여 형제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산중 깊은 곳으로 들어갔어요.

둘이는 열심히 주위를 살피면서 짐승들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고 긴장을 하면서 산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한참을 쉬지도 않고 올라가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시장기도 돌아서 둘이는 앚을 만한 곳을 찾아서 요기도하고 다리도 쉬면서 산경치를 둘러보는 겁니다. 형제는 사냥할 때마다 오는 산인데도 올 때마다 산 경치가 달라 보인다고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생이 기지개를 켜면서 산 위를 쳐다보는데 산꼭대기에서 무엇인가가 짚신짝 같은 것을 뒤집어 머리에 이고서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하고 있는 겁니다.

동생으 ㄴ그 모습이 괴상하여 "성(형)! 저기 산꼭대기 좀 보슈. 무엇이 저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요" 하니, 형도 동생이 가르키는 곳을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정말 이상한 것이 있었습니다. 형도 "정말 저것이 무엇이다냐" 하면서 일어나서는 자세히 그것을 쳐다보려고 하였다. 그리고 형은 "아마 무신 짐승 새끼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 갑다. 총으로 쏘아서 그 짐승을 잡아 버리자" 며 총을 그쪽으로 겨냥하였다.

동생도 형을 따라 총을 집엇 그쪽을 향해 총을 쏘았어요. 명사수인 형제들이 총을 쏘니까 그 이상한 것은 단번에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형제들은 서둘러 그곳으로 올라가 그 이상한 것이 무엇인가 찾아보았더니, 그 자리에 노루가 새끼 두 마리를 머리에 이고 죽어있드랍니다. 노루가 새끼를 머리에 이고서 사람들한테 절을 한 것인데, 포수가 사냥하러 온 것을 미리서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었제.

그런데 그 형제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노루를 잡았다고 좋아라 하면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잡아온 노르를 시장에 내다 팔아서 먹을 것이며 좋은 물건과 옷들을 사 가지고 즈그(자기) 어머니하고 잔치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몇 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들 형제가 아무 연유(緣由)도 없이 자리에 드러눕게 되더랍니다. 그러고는 한 달도 안돼서 형제가 모두 죽고 말았지요.

포수의 어머니는 "마른 하늘에 날 벼락도 유분수지. 이 무신(무슨) 천지가 개벽할 노릇이냐" 면서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해대었고, 그 후 어머니도 홧병으로 얼마 살지를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어요. 그러닝께 짐승이 새끼를 품고 있을 때는 죽이지 않는 벱(법)이여. 그러니께 온 집안이 폭삭 망했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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