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설화

동물생김새 유래담

옛날에 옛날에 초새와 메두기, 개미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란데 그들이 모양새가 현재와는 사뭇 다른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든 먹을 것이 풍부하지만 예전에는 먹을 것이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두 먹을 것이 부족하여 껄덕거렸(먹을 것을 탐내는)습니다. 어느 해 봄날 하루는 이 세 동물들이 양파와 비슷하게 생긴 물구씨(달래나 양파처럼 매운 맛을 가진 무릇뿌리의 사투리)를 들판에 나가서 캐어다가 푹푹 삶아서 먹자고 하였습니다.

[조사자 : 그냥 먹어도 될 터인데 왜 삶아 먹는 답니까? 제보자 : . 그거요. 먹을라사(먹을라면) 왜 못 먹겠어요. 먹을 수는 있지만 워낙 매운맛이 강해서 혀가 얼얼하기 때문에 그렇지요. 마늘을 냄비에 쪄 먹으면 전혀 맵지 않고, 오히려 포근포근 하니 맛 더 있지 않아요. 그와 같은 이치지요.]

이들은 물구씨를 솥에다 쪄놓고 조금 기다렸다 식혀서 먹어야 하는데, 당장에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뜨끈뜨끈 불을 때서 무릇이 익기가 무섭게 솥뚜껑을 열고 먹으려고 하였습니다. 초새가 제일 먼저 꼬챙이를 들고 물구씨를 찍어내어 주둥이에 넣는 순간 어찌나 뜨겁던지 주둥이가 익으면서 늘어나 버려 지금처럼 입이 쫑긋하게 되었고, 이러한 와중에 초새가 소동을 벌이면서 꼬챙이를 휘젓는 바람에 솥 안의 뜨거운 물이 메뚜기의 이마빼기로 튀어 메뚜기의 이마가 확 벗겨졌다고 합니다.

부지런한 개미는 불을 때서 삶는 그 시간조차도 기다리는 것이 아까워 낫을 들고 산으로 가서 나무 한 짐을 해서 지고 내려왔습니다. 나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친구를 찾아 가마솥이 잇는 곳으로 가보니 한 친구는 입이 늘어져 있고 한 친구는 이마가 벗겨진 체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쳐다본 개미는 몰골이 하도 우스꽝스러워 하하하 호호호소리를 내며 어찌나 웃어대었든지 좁은 입이 길게 쫙 찢어지고 팔을 짚은 허리는 움푹 들어가서 두동강이 진 모양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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