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설화

약과유병(藥果由病)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아주 가난하고 착한 아이가 있었는데, 이아이는 산길을 넘고 넘어서 공부를 배우려고 어린 마음에도 비가 내려도 하루도 빠짐없이 아주 열심히 공부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밤이 지새도록 그 아이 방에서는 글 읽는 소리가 온 고을에 소문이 날 정도로 날마다 들리기에 어느 날인가 나라의 임금님이 정말로 그런 아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캄캄한 밤중에 그 아이가 있는 산골 마을에 가서 그 아이 공부방을 ㄷㄹ려보기로 하고는 갔었습니다.

요리 저리 공부방을 둘러보니 그 방에는 많은 책들로 쌓여 있었고 그 책들을 자세히 보니 그 아이가 글을 쓴 책들도 여러 권이 있엇 참으로 기특하게 생각하고는 이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와야 할텐데 마땅이 줄 것이 없자 마침 임금님한테는 약과(藥果)가 있어서 이 약과를 주면서 그 아이에게 내일 병과(丙科) 과거가 있을 것이니 그 시험을 보러 오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뒤다음날 시험이 시작되어도 그 어린아이 유생은 나타나지 않았고, 임금은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으니, 며칠 뒤에 그 유생을 불러 과거장에 오지 않은 이유를 물어 본 바 어제 밤에 임금님이 주신 약과를 먹고는 체하여 시험을 보러오지 못했습니다.” 하였습니다.

어허! 이런 딱한 일이 또 있을까?” 임금이 몹시 안타까워했습니다. 임금님은 어린아이의 재주가 가상하여 무조건 이번 시험에 통과시켜 주려고 결심한 상태였습니다. 임금께서는 테가 나지 않게 도와주려 했으나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자신이 준 약과를 먹고 체했으니 그 벌전(罰錢)으로 아이에게 오십 냥을 주면서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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