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설화

전화위복(轉禍爲福)

먼 옛날 어느 산골짜기에 순악질 시어머니와 마음이 악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악한 집안의 남편은 나랏일(국가의 공복 즉 벼슬아치)을 보는 집안이어서 집안 일은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이 집안에 고부 갈등이 매우 심하여 하루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사약(死藥: 독약)을 먹이려고 아들 친구를 불러 그 사약을 먹여서라도 며느리를 죽여버리라고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조사자: 만일 먹으면 죽는 사약이라고 한다 치면 며느리가 먹으면 죽게되는 사약을 과연 받았을까요? 제보자: 예. 내가 그 과정의 이야기를 자상하게(자세하게) 해야 헐틴디. 대충했구만요. 시어머니가 임금님도 아니어서 큰죄를 졌으니께 먹고 죽어야 한다며 사약(死藥)을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 그랑께 아들친구한테는 여차여차 헌디 친구마느래(며느리)에게는 몸에 좋은 보약(補藥)이라고 쇡이고(속이고) 요령껏 맥이도록 허였것제]

그래서 아들 친구는 그 친구의 어머니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친구 부인한테 갔는데 그 사약을 가지고 간 날 친구 부인은 친정집에 가고 없었습니다. 처음에 간 친구는 실패하여 그냥 오고 다음 번에 또 다른 친구더러 갔다오라고 하여 그 친구가 간 날 그 며느리는 뱀에 물려 의원에 간것입니다. 이렇게 아들 친구들을 시켜 며느리를 죽이려고 해도 갈 때마다 서로서로 방향이 엇갈려 그 사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고약한 시어머니는 그 며느리를 죽이지 못하고 자기가 자기 성질 못이겨 안달하다가, 그 고약한 시어머니만 세상을 떠나고 그 악한 며느리는 그 고약한 시어머니의 아들과 잘 살게 되었습니다. 시상일(세상일)은 다 자기 뜻대로만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top 버튼